하지만 그것도 잠시 창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햇빛에 도로 눈을 감았다.
아 또 이상한 꿈
하은은 마른세수를 하며 한숨을 쉬었다. 언제부터였을까 한 남자와 여자가 나오는 꿈을 계속 꾸어왔다.
여자는 언제나 눈을 감은 채 누워 있었고 남자는 그녀를 보며 꼼짝 하지 못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끊임없이 사과만 되풀이했다.
까닭은 모르겠지만 그 남자를 보면 어쩐지 아련한 그리움과 비슷한 감정이 피어오르곤 했다.
어차피 잠에서 깨면 얼굴이 기억나지도 않는 남자를 상대로 왜 이런담.
하은은 코를 훌쩍이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아침 공기가 유난히 시리다.
여름이라도 비가 온 날 밤에 반팔 티셔츠로 맞서는 건 아무래도 바보 같은 짓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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