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종합편성tv신문 유지인 기자 | 끝없이 이어지는 내전의 포화 속, 수단이 콜레라와 말라리아 등 전염병의 급속한 확산으로 ‘이중 재앙’에 휩싸이고 있다. 붕괴된 의료 시스템 속에서 1주일 새 콜레라로만 172명이 목숨을 잃었고, 국제구조위원회는 긴급 지원에 나섰다.
의료붕괴 속 ‘전염병 폭탄’… 1주일 새 172명 사망
수단 보건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콜레라 신규 확진자만 2,700명, 사망자 172명에 달했다. 전체 누적 감염자는 6만 명, 사망자 1,500명을 넘어섰으며, 피해자의 90% 이상이 수도 하르툼 주에 집중됐다. 전력과 수자원 공급이 끊긴 상태에서 급속히 번진 감염병에 주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다.
뿐만 아니라 수단 전역에서는 콜레라 외에도 홍역, B형 간염, 말라리아 등 전염병이 동시다발적으로 확산 중이다. 2년 넘게 이어진 내전은 의료 인프라를 완전히 마비시켰고, 전염병 대응은 사실상 손 놓은 상태에 가깝다.
인도주의 최악 국가 ‘수단’… 전염병 대응 자원도 바닥
국제구조위원회(IRC)는 수단을 ‘2025년 세계 위기국가 1위’로 지목했다. 전체 인구의 64%인 3천만 명 이상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며, 대부분의 의료시설은 이미 파괴됐거나 약탈당했다. 실제 전염병 대응에 필요한 의료 물자 비축량은 52% 이하로 떨어져 있다.
이은영 IRC 한국 대표는 “이번 콜레라 재확산은 단순한 감염병 문제가 아니라, 내전과 의료붕괴, 수자원 부족이 얽힌 복합 재앙”이라며 “그러나 국제사회는 여전히 무관심하다”고 일침을 날렸다. 실제로 수단의 2025년 인도주의 대응 계획(HRP)에 필요한 자금 중 86%는 아직 충당되지 못하고 있다.
국제구조위원회, 긴급 대응 돌입… “시간이 없다”
이에 국제구조위원회는 하르툼 등지에 마련된 4개 의료센터를 거점으로 콜레라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주요 조치로는 ▲콜레라 사례관리 교육, ▲지역사회 캠페인, ▲감염관리 지원, ▲식수 및 위생서비스(WASH) 확대 등이 포함된다.
수단 IRC 대표 이티자즈 유시프는 “우기가 시작되면 수인성 질병이 더욱 급속도로 번질 위험이 있다”며 “지금 이 시점이 골든타임”이라고 호소했다.
IRC는 2023년 내전 발발 이후 수단 현지 사무소를 세워 블루나일, 화이트나일, 게다레프 등 내전 피해지역 주민과 난민에게 의료, 식수, 여성·아동 보호, 생계 지원까지 다방면의 인도적 지원을 펼치고 있다.
“세상은 조용한데, 수단은 지금도 죽어가고 있습니다.” 국제구조위원회의 경고에 귀 기울일 때다. 국제사회의 실질적인 개입 없이는 이 고립된 나라에 희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