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의 이집트 수출 계약이 타결됐다. 이로써 이집트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9번째 국가가 됐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한화디펜스는 지난 1일 포병회관(Artillery House)에서 이집트 국방부와 K9 자주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강은호 방위사업청장과 이집트 국방부 부장관이 서명한 한-이집트 국방연구개발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식도 함께 진행됐다.
이번 K9 자주포 수출 계약은 아시아·유럽·오세아니아 지역 수출에 이어 아프리카 지역 최초 수출로, 전체 계약금액이 2조 원 이상인 K9 자주포 최대 규모의 수출로 기록됐다. 한국과 이집트 간 방산협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되는 이번 수출 계약은 정부 유관부처와 국내 방산업체와의 협업으로 추진돼 왔다고 방사청은 전했다. 앞서 한화디펜스와 이집트 국방부 간 10여 년의 장기간 협상이 진행됐으며, 특히 지난해부터는 안보실을 컨트롤 타워로 지정해 범정부적인 협업 아래 적극적인 지원을 기울였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이집트를 방문해 엘시시 대통령을 예방하고 K9 자주포의 우수성을 설명하는 한편, 국방부·합참·육군·방사청·국방과학연구소의 유기적 역할분담과 협력관계를 이끌었다. 또 K9 사격시범 참관을 위해 방한한 이집트 육군 관계자에게 운영부대 및 정비부대 방문 등을 지원한 바 있다.
방사청은 “범정부 차원에서 다각적으로 긴밀하게 협업해 양국 정부 간의 깊은 신뢰를 형성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외교부·산업부·문화재청·농촌진흥청·수출입은행 등 각 부처 및 기관에서는 다각도로 협력 사업을 확대했다.
양국 정상은 K9 자주포의 이집트군 전력 증강 기여를 비롯, 기술협력 및 현지 생산을 통해 양국 간 상생 협력의 사례가 될 것에 의견을 같이하면서 최종 타결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관련 업체 및 정부 대표단 관계자 등이 지속적인 협상을 이어간 결과, 우리 측에서 추가 양보 없이 제시한 최종안을 이집트 측에서 수용해 협상이 타결됐다.
방사청은 “양국 정상 간 공감을 통해 막판까지 남아있던 몇몇 현안들이 단시간 내에 해결됐고 정상회담이 이뤄진 지 2주가 채 못돼 이집트 측과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할 수 있었다”며 “한-이집트 양국 정상 간 신뢰관계는 향후 K9 자주포 외에도 국방·방산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방사청은 지난해 11월 열린 제2회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를 통해 향후 이집트와 방산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2회 전시회에는 한화디펜스 등 국내 업체 4곳이 독립 부스를 마련했으며,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의 중소기업관에도 업체 10곳이 참여하는 등 지난 1회 전시회보다 더 많은 한국 업체들이 참가했다. 특히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한화디펜스 부스를 방문해 K9 자주포 사업 브리핑을 들은 바 있다.
강 방위사업청장은 “K9 자주포 무기체계는 자체의 우수성이 월등하고 가격 대비 성능에서는 최고 수준의 무기체계”라며 “이번 수출 계약은 기술협력과 현지화 생산 협력, 범정부적 협력까지 같이 진행됨에 따라 이룬 성과일 뿐만 아니라 한-이집트 간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서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