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소비 데이터가 더 비싼 가격을 책정하는 이유! Surveilance Pricing

"당신이 누구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감시 기반 가격 책정의 실체
소비자는 모르게, 플랫폼은 정교하게… 불공정의 사각지대 ‘서베일런스 프라이싱’
한국도 예외 아니다… 쿠팡의 ‘다이내믹 프라이싱’에 소비자 불만 폭증

 

 

기독교종합편성tv신문 박미쉘 기자 |  온라인 플랫폼은 소비자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어떤 기기를 쓰고 있는지까지 꼼꼼히 추적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마다 다르게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서베일런스 프라이싱이다. 단순한 맞춤형 마케팅이 아니라, 구매 시점이나 사용 기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가격차별'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새벽 1시에 체온계를 검색한 소비자는 낮에 같은 상품을 검색한 사람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받는다. 이는 플랫폼이 사용자의 '긴급성'을 읽고 가격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상황까지 파악해 가격을 높이는 구조다.

 

가격 책정에 '급박함'까지 반영… 소비자만 모른다
소비자는 자신이 언제, 어떤 기기에서 검색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바뀌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구매를 결정한다. 예컨대 아이패드에서 마우스를 검색했을 때는 67.9달러였지만, 아이폰에서는 65.9달러로 더 저렴한 가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같은 시간에 같은 제품을 검색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기 차이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설정된 것이다.

 

플랫폼은 소비자의 쇼핑 이력을 바탕으로 ‘이 사람이 이 물건을 꼭 필요로 한다’고 판단하면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결국 소비자는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에 의해 불리한 조건에서 물건을 구매하게 된다.

 

합법이지만 불공정… 미국선 금지 법안 발의
서베일런스 프라이싱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명확히 금지된 규정이 없어 합법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보가 가격 차별의 근거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명백한 불공정이다.

 

이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서베일런스 프라이싱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려는 법안이 상정되었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들의 반발과 함께 소비자들의 낮은 인식 수준 때문에 입법 과정은 지지부진하다. 전문가들은 “투명한 가격이란 시장 경제의 기본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며 우려를 제기한다.

 

한국의 쿠팡도 '다이내믹 프라이싱' 도입
한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방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쿠팡의 '다이내믹 프라이싱'이다. 쿠팡은 수요와 공급, 시간대에 따라 실시간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아침과 저녁, 주말과 평일에 같은 제품의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쿠팡 측은 “이는 물류 최적화와 재고 관리를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해 신뢰를 잃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고정적인 가격을 기대하고 장바구니에 넣은 상품이 다음 날 갑자기 가격이 오르는 경험을 한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피하려면 ‘노력’ 필요… 소비자에만 책임 전가
서베일런스 프라이싱을 피하기 위해선 프라이빗 브라우징 모드를 활용하거나, 장바구니에 물건을 저장하지 말아야 한다. 또 같은 제품을 여러 기기로 검색하거나, 다른 지역에 있는 지인에게 가격을 비교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극단적으로 심화된 구조에서 플랫폼은 알고리즘이라는 무기를 쥐고 있고, 소비자는 방어 수단조차 갖기 어렵다. 정작 책임은 ‘주의 깊게 소비하지 않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감시 없는 감시 가격… 제도적 논의 시급
서베일런스 프라이싱은 ‘정보를 많이 가진 자가 더 이익을 보는 구조’의 상징이다. 문제는 이를 감시하거나 규제할 장치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에는 이에 대한 법적 정의도, 정책적 논의도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프라이버시 침해와 불공정 가격 책정이 맞물린 중대한 소비자권익 침해 사안”이라며 “적어도 가격 책정 방식의 투명성 확보와 일정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소비자가 모르게 '비싼 가격'을 지불하게 만드는 감시 시스템, 지금도 당신의 클릭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