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 특파원 리포트] 미국 실리콘 밸리를 가다 50탄, 트럼프 경제 전문가, 알고 보니 '가짜 인물'을 인용한 저자?

백악관 무역 책사의 충격적 실체…'유령 전문가'로 여론 조작
"내부 농담"이라는 나바로 해명…학계는 "명백한 사기 행각"
'책 제목'만 보고 채용한 백악관 인사검증의 민낯 드러나

 

 

기독교종합편성tv신문 박미쉘 기자/미국특파원 | 미국 백악관의 관세·무역 정책을 이끌었던 인물이 '사기꾼'이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책사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는 자신의 저서 Death by China를 통해 중국의 위협을 강하게 경고하며 보수 진영의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인용된 '론 바라(Ron Vara)'라는 인물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인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나바로가 이 인물을 단순한 필명이 아니라 실존 전문가처럼 소개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Navarro의 애너그램(anagram, 철자 재배열)으로 만든 내부 농담”이라고 해명했지만, 학계와 언론은 "의도적인 사기 행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황당한 건 그가 백악관에 발탁된 과정입니다.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인터넷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저자를 섭외했다는 일화는 지금도 정치권에서 회자됩니다. 책을 읽어보지도 않은 채, 제목만 보고 채용했다는 이 사례는 백악관 인재 선발의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닙니다. 국가 정책을 책임지는 인물이 가짜 인물을 인용하고, 그런 인물이 단지 '책 제목이 인상적이었다'는 이유로 채용되는 시스템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위험 요소입니다. 정책의 무게만큼, 그 정책을 만드는 사람의 신뢰성과 진정성도 무겁게 평가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