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VNtv 기획특집11, 신앙의 발자취를 찾아서...] 라오디게아와 히에라볼리: 성경과 역사가 만난 '온천의 성지'

라오디게아, 풍요와 신앙의 교차점
요한계시록 속 칭송과 책망을 받은 교회, 부유했던 도시의 흔적.
파묵칼레: 자연과 역사가 빚은 ‘목화의 성’
빌립 사도의 순교지, 초기 기독교의 발자취

기독교종합편성tv신문 류승우 기자 | 히에라볼리, 오늘날 '파묵칼레'로 알려진 이곳은 라오디게아와 함께 성경 속 초기 교회와 로마 제국의 흔적을 간직한 유적지로, 석회암 온천과 고대 유적이 어우러진 독특한 풍경이 전 세계 여행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성경 속 칭송과 책망이 공존한 라오디게아
라오디게아는 한때 아시아 지역의 부유한 상업 도시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요한계시록에서 주님은 "너희가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며 라오디게아 교회를 책망했다. 신앙심과 물질적 풍요 사이에서 균형을 잃었던 이 도시는 성경 속 대표적인 경고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언덕 위의 유적지에는 교회, 극장, 상업용 건축물들이 남아 있어 과거 도시의 번영을 엿볼 수 있다. 방문객들은 옛 도시를 거닐며 그곳에 살았던 이들의 삶과 신앙을 상상할 수 있다.

 

 

‘목화의 성’ 파묵칼레, 히에라볼리의 새로운 이름
히에라볼리는 오늘날 파묵칼레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석회암 온천수가 흘러내리며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계단식 지형은 마치 하얀 목화밭을 연상시킨다. 이 지역은 여전히 목화 재배로 유명하며, 자연과 문화의 조화가 돋보인다.


히에라볼리의 온천은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과거 로마인들이 치유와 휴식의 장소로 사용했던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자연과 인공의 경계가 흐릿한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빌립 사도의 순교와 초기 교회의 흔적
히에라볼리는 초대교회의 중심지 중 하나로, 예수님의 제자 빌립이 순교한 장소로 전해진다. 빌립의 순교를 기념하기 위해 5세기경 세워진 교회는 기독교가 로마 제국에서 공인된 이후 중요한 신앙의 장소가 되었다.

 

유적지에는 로마 시대에 건설된 극장과 온천장, 성벽이 남아 있다. 특히, 서기 3세기에 완공된 야외극장은 약 150년에 걸쳐 건축된 대규모 건축물로, 그 시대의 건축 기술과 문화적 열정을 보여준다. 이곳에 서면 당시 사람들이 모여 공연과 의식을 즐기던 장면이 생생히 그려진다.

 

로마의 기술로 이어진 온천수의 여정
히에라볼리에서 라오디게아까지 이어지는 온천수 수로는 고대 로마 기술의 집약체로 평가된다. 석회질 온천수는 섭씨 35도의 온도를 유지하며, 과거에는 치유와 여가를 위해 라오디게아 주민들에게 제공되었다.


현재는 관광 산업에 맞춰 일부 수로가 개조되어 파묵칼레 아래 위치한 호텔과 온천장에 온수를 공급하고 있다.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모습은 이 지역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바브라의 헌신과 사도 바울의 여정
사도 바울은 골로새서 4장에서 에바브라가 라오디게아, 히에라볼리, 골로새를 위해 기도하고 헌신했다고 기록했다. 이 세 도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어 에바브라가 한 지역 안에서 효과적으로 사역을 펼칠 수 있었다.


바울은 제3차 전도여행 중 이 지역을 지나며 라오디게아와 히에라볼리를 방문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지역은 초대교회의 신앙적 중심지이자 초기 선교 활동의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히에라볼리와 라오디게아는 단순히 과거의 유적지가 아닌, 성경의 메시지와 고대 문명의 찬란함을 간직한 특별한 장소다. 석회암 계단과 고대 유적이 어우러진 이곳은 오늘날에도 신앙과 역사를 탐구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다.